독서

다른 사람이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면, [탕비실]

매력덩이궁금이 2024. 7. 15. 18:51

QBS 오리지널 - 7일간의 합숙 리얼리티 쇼 [탕비실]

 

작가: 이미애, 출판사 : 한끼

탕비실은 일상적인 휴식의 공간이지만 원하는 만큼 무한정 머물 수 있는 곳은 아니다.
내게 필요한 것이 구비되어 있지만 그것이 완전히 나의 소유는 아니다.
나에게 허락된 공간이지만 나에게만 허락되지 않았다.
그래서 꼭 타인과 살아가는 이 세상의 축소판 같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이 책은 찌질한 나의 모습까지 다시 보게 만드는 책으로 처음 접할 때는 그냥 '뭐야, 진짜 특이하다.'라고 생각했지만 다 끝까지 읽고 나면 남이 보는나, 남을 보는 나의 각도를 명쾌하게 보여주는 책입니다.

 

툭툭 읽을때는 몰랐지만 마지막장이 다가올수록 심리적으로 정확하게 파악해 놓은 책이라 소름이 쫙 끼쳤어요.

진짜 얇은 책이고 순식간에 읽을 수 있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읽고 나서 잔상이라고 해야 할지 여운이라고 해야 할지,,

"누가 가장 싫습니까?"

라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나의 행동이나 생각에 대해서 굉장히 많은 고민들을 하게 만든 책인 거 같습니다.

 

남의 시각으로 보는 '나'와 나의 시각으로 보여지는 '너'

 

1. 남이 보는 나

 

책에서 나온 등장인물들은 본인의 이름이 아닌 남들이 불편하게 느꼈던 행동이나 물건들을 통해 이름이 정해져요.

얼음, 커피믹스, 텀블러, 혼잣말, 케이크 등등,

어쨌든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남들이 보는 내가 이상한 사람이거나, 불편하게 만든 사람, 민폐를 끼치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탕비실이라는 7일 동안의 리얼리티쇼에 참가하게 됩니다.

 

타인이 나를 싫어해서 모였다는 것을 알게 되는 시점부터 각기 다른 반응을 보여주면서 시작되어요.

처음엔 도대체 누가 나를, 나의 어떤 행동 때문에 불편하다고 느끼는 건지 궁금해하고 의아해해요.

나는 상대방의 배려라고 노력한 행동들이 배려가 아닌 불편감과 알 수 없는 거리감을 느끼게 만드는 모습.

등장인물들이 이런 말을 해요.

'그 사람은 본인이 이상한지 모를 거예요' 그 말이 정답이더라고요.

이 책을 읽으면서, 저도 남들 시선을 크게 신경 쓰면서 사는 편은 아니지만, 이런 행동이 불편을 줄 수 있겠구나!

나의 배려나 자연스럽다고 생각했던 행동이었는데 남들 시선에서는 이상한 사람으로 여겨질 수도 있겠는걸, 조심하게 되더라고요.

나 자신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보기 위한 시간이 되었던 것 같아요.

 

2. 남을 보는 나

 

나 또한 책을 보면서 한 명 한 명 등장인물에 대해 '이상하네, 왜 이런 행동을 하지?'하고 생각하면서 그 사람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판단하며 평가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책에서는 질문을 던집니다.

'그 사람의 행동을 이해하려고 했던가, 그 사람의 시선에서 행동을 바라본 적이 있는가?'

나와 다르다고 해서, 불편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는지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어쩌면 보이는 모습이 다가 아닐 수도 있는데, 사람에게는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고 다양한 모습 중 하나의 모습일 수도 있는데 말이죠.

 

같은 행동 속에서도 사람들의 의견은 갈립니다.

탕비실 청소체크용지에는 청소한 사람 '동그라미' 표시를 하라고 적혀있어요.

하지만 청소한 사람이 본인의 이름에 '동그라미'표시를 하고 나머지 사람들의 이름에 '엑스'를 하는 게 맞는지,

그냥 본인이름에 동그라미만 하면 되지 왜 남의 이름에 엑스를 하느냐에 따른 의견이었어요.

뭔가 '맞다'와 '아니다'를 떠나서 틀리지는 않지만 미묘하게 저는 불편하더라고요.

탕비실은 하나하나의 장면에서 뭔가 미묘하고 쌔한 불편감이 지속돼요.

뭐 저는 그렇게 느꼈지만 장면하나하나에 대해 책을 읽으면서 각자 느끼는 게 다를 거예요.

나는 어떤 사람이길래 이런 여러 장면들이 불편할까요?

 

작가는 우리 모두가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조금씩 닮아있다고 표현해요.

우리가 동일하게 리얼리티쇼에 참여하게 된다면, 우리는 어떻게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바라볼까요?

 

지금 살아가는 세상은 혼자서 살아가는 세상이 아닌 타인과 공존하는 세상입니다.

그 속에서 나는 어떤 모습일지, 나만 모르는 내가 그들 사이에 빌런인 건지, 아니면 내가 누군가를 빌런으로 만들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할 듯해요.

 

남을 통해 보는 나, 당신이 바라보는 타인
어떻게 생각하시나요?